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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78주년 4.3 서울 추념식, 붉은 동백꽃 배지로 희생자 추모

- 희생자 보상금 지급, 실천의 단계로 접어들다
- 유네스코 등재, 제주가 인권의 상징으로 부각된다
- 정춘생 의원의 법안, 희생자 명예 회복의 열쇠가 된다

황호정 | 기사입력 2026/04/06 [11:27]

[기자수첩] 제78주년 4.3 서울 추념식, 붉은 동백꽃 배지로 희생자 추모

- 희생자 보상금 지급, 실천의 단계로 접어들다
- 유네스코 등재, 제주가 인권의 상징으로 부각된다
- 정춘생 의원의 법안, 희생자 명예 회복의 열쇠가 된다

황호정 | 입력 : 2026/04/06 [11:27]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4월 4일 오전 11시 4.3 78주년 추념식이 서울 실내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이사장 백경진)등 제 단체가 주관한 이날 현장에는 검은 양복에 붉은 동백꽃 배지를 단 참석자들이 모여 4.3의 아픔이 대한민국 현대사의 중심 과제임을 강조했다. 이번 추념식은 제주 평화공원이 아닌 국회에서 개최돼 4.3이 변방의 역사가 아니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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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추도객과 제주도 유족들을 맞이하는 관계자들     황호정

 

4.3 해결을 위한 정부와 국회의 대응은 실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작된 4.3 희생자 보상금 지급 사업은 올해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이는 국가가 공권력의 잘못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와 책임을 표명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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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차원의 진행상황을 보고하는 송상교 진화위 3기 위원장     황호정

 

지난해 4월, 4.3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 1만 4,000여 건에 달하는 방대한 기록이 인류 보편의 가치로 인정받으면서, 제주는 자연과 문화, 인권이 공존하는 유네스코 5관왕의 섬이 되었다. 유네스코는 4.3 기록물이 국가 폭력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해결해 나가는 민관협력 모델임을 인정했다.

 

사법정의 실현도 이어지고 있다. 검찰의 직권재심 청구로 과거 군법회의 수형인들이 무죄 판결을 받고 있으며, 법정에서 "당신들의 아버지는, 어머니는 무죄였다"는 선언이 유족들의 오랜 응어리를 풀고 있다.

 

4.3의 영향은 제주 섬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특히 경산 코발트 광산 희생자들의 사례가 추념식에서 언급됐다. 78년 전 대구형무소로 끌려간 제주 사람들이 6.25 전쟁 중 예비검속으로 광산 수직갱도에 희생됐으며, 이들의 유해는 70여 년 만에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이 확인돼 고향 제주로 돌아왔다.

 

추념식에서는 북촌리 유족회장 고완순 할머니가 4.3 당시 학살의 현장을 증언하고, 제주도 국제학교 등 고등학생들이 4.3을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단편 영상이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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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0여명 이상의 마을 사암들이 학살당한 북촌리의 생존자 고완순 북촌리 유족회장(당시 9세)가 당시 상황을 나누고 있다.     황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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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4.3.을 알리는 단편영화 <스쿨 오브 4.3>의 한 장면. 제주 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이 고완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4.3.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담았다.     황호정

 

한편, 4.3 희생자를 조롱하는 일부 집단의 활동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서북청년단의 이름으로 희생자를 모욕하고 있으며 위안부 피해자와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행위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회에는 정춘생 의원이 발의한 4.3 특별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모욕죄 신설, 가족관계 특례 확대 등 기존 법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산 희생자의 유해가 70년 만에 돌아온 상황에서, 개정안은 가족의 이름을 되찾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주 국가폭력 범죄에 대해 "나치 전범처럼 영구히 책임을 묻겠다"며 형사 공소시효와 민사 소멸시효의 완전 폐지를 약속했다. 특히 가해자가 남긴 상속 재산에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관련 법안의 처리는 국회의 몫으로 남았다. 대통령의 의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춘생 의원의 개정안과 시효 폐지 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이는 78년 전 북촌리의 비명과 오늘날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 답하는 길로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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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기념문화재단 이사장을 지낸 박석무이사장께서 43과 5.18의 연대성에 대해 추도사를 진행했다     황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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