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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형 아주 오래 전 우리가 걸음마를 하며 유신철폐를 말할 때부터 형은 우리의 전설이었소 유신독재가 불러주는 대로 판결을 하던 그 역겨운 유신의 사법부가 사법살인을 자행하던 바로 그 해에 노여움으로 법정에 침을 뱉던 범접하기 어려운 영웅이었소
누구보다 앞장서고 누구보다 치열했던 그 기개와 깡다구 때문에 형은 그 누구보다 독재정권에 찍혀 모진 고문과 수배 투옥으로 평생을 비바람 서릿발 맞으며 보내야 했소 하지만 형은 뒤를 돌아볼 때마다 여기까지 온 것도 정녕 용하다고 말하며 너털웃음을 짓던 혁명적 낙관주의가 몸에 밴 분이셨소
성우형 반평생 달려온 민주화운동이 민주주의운동으로 더한층 고양될 때 형은 우리의 운동은 통일운동으로 평화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판단하였소 민족의 자주를 위해 깃발을 높이 들면서도 우리의 운동은 누구를 반대하기 위함이 아니라 자신의 주권을 세우기 위함이라 주장하고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서운함은 조금도 내비치지 않은 채 넓게 넓게 우리의 연대를 크게 하려 하였소
형은 언제나 앞장섰고 어느것 하나 지나치려 하지 않아서 유명을 달리하는 그 순간까지도 현역이었소 많은 선배들이 세상을 떴고 그 중 일부는 마음까지 팔았으며 하루가 다르게 무뎌지는 동료들과 심지어 후배까지도 멀어져 가면서 십 년 이십년 아래 후배들과도 어우러져야 하는 현실이 형에게 짐이 되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다시는 독재가 발디딜 곳 없는 세상 평화가 확고하게 정착되는 나라 진보정치가 뿌리내리는 사회를 위해 갑진년 추운 겨울에도 집회장을 다니면서 밑그림을 그리며 늘 아쉬워하던 성우형 이제 고문도 수배도 투옥도 없고 평안히 쉴 수 있는 곳으로 마음 편히 가시오 미욱한 후배들이 못 미덥더라도 이제 뒤도 돌아보지 말고 어여 어여 가시오 모자라도 형의 그 큰 뜻을 조금이라도 이루려는 후배들 믿고 마음 편히 잠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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